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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영자신문 칼럼 #3] 북한과는 "무엇"보다 "누구"가 중요하다

북한과는 무엇보다 누구 중요하다
                
17세기, 루이 14세는 짐은 국가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는 21세기 북한을 가리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북한과 협상할 때는 북한이 전통적인 사회주의 국가라기 보다는 국가와 김정은이 동일시 되는 절대군주 국가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가, 정권, 최고지도자가 하나인 삼두정치다. 특히 국가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북한과의 협상은 고립되어 있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는 왕의 개인적인 자존심과 두려움과 협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제관계의 현실정치는 북한에게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며 현재 권좌에 있는 절대군주의 경험적인 렌즈를 통해 해석되고 어떻게 반응할 지가 결정된다. 따라서 김정은 외에 어느 누구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만약 누군가 그러한 행동을 한다면 그건 반역으로 간주될 것이다. 북한과의 어떠한 합의나 협상조차도 김정은의 명시적인 사전 승인 및 지시가 없다면 그 대화의 가치와 상관없이 항상 취소될 수 있고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북한지도부가 의사결정을 하는 판단기준에 국가전체에 대한 전략적 사고보다는 지도자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미국에게 북한 지도부와의 최종 협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레버리지가 뭔지를 알려줄 것이다. 결국 군주국가에서 그 왕국의 성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그 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북한의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북한과의 협상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북한에는 야당, 국회, 언론, 시민사회가 없다.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결정만 있으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개인적으로 관련 맺고 그것이 북· 미 정상회담이든 혹은 다른 방식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든 - 두 지도자가 동의할 수 있는 협상틀에 대한 약속을 김정은이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아랫사람들이 실제 그 일이 이루어지도록 세부사항을 진행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외교협상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바텀- (상향식) 접근법은 - 실무급 외교관들이 어려운 거래의 세부 사항을 긴 시간 협상을 통해 마무리하고 각자의 상사와 함께 그 내용을 비밀리에 점검한 뒤에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공식적으로 축하하는 - 북한에게는 적용되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과 효과적으로 대화하려면 처음부터 최고 지도부가 직접 관여해야 한다.

6 자 회담이 실패한 이유는 북한을 상대할 때 취해야 할 방법과 반대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즉 먼저 세부 내용을 협의해서 타결하고 정상회담까지 올라가서 대타결을 완결하려고 했다. 오히려 김정은이 직접 큰 차원에서 협상을 완결하고 나서 세부 사항을 관리들이 작성했었더라면 더 쉬웠을 것이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의 실무 외교관들과 1.5 트랙 외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이런 순서를 따르지 않으면 모든 협의들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북한과의 어떤 협상 과정 초기에도 김정은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김정은의 정치적 요구와 국내에서 지도자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고려할 때 유일하게 그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지난 70 년 동안 적대관계로 지낸 자유 세계의 주적 지도자와 직접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최고위층의 직접 참여라고 해서 두 지도자가 꼭 직접 만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두 명의 사절들이 꼭 담당 관리가 아니더라도 - 직접 만나서 지도자의 협상의 의지를 교환하는 모임도 가능하다. , 이 참여는 김정은이 개인적으로 주도되는 과정이지 관료적인 것이 아니다.

실제로 김정은의 직접적인 참여로 그의 체면을 세워주면 보다 쉽게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 왜냐면 그런 관계의 상징성을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최고지도자로서의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전보다 훨씬 큰 정치적 이득, ,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보장하는 안보와 번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김왕조가 당당하고 떳떳하게 미국을 똑바로 쳐다봤고 미국이 먼저 눈을 깜빡였다 (당당하게 미국과 대결하여 우리의 자존을 지켜냈다) 고 선전할 것이다. 더우기 한민족의 역사에서 유의미한 인물이 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준다면 김정은은 거절하기 힘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것이 핵 없는 한반도를 가져오고 북한주민들이 불필요하게 고통받는 것을 중단할 수만 있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승리했다고 느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것이 미국을 위한 진정한 외교 정책이며 도덕적 승리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내세우는 협상력을 보여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은 법륜스님의 북한관련 칼럼 시리즈 중 세번째 칼럼이다.

*글쓴이는 불교승려로서 북한 관련 인도적지원 및 인권 활동을 해왔다서울에 위치한 국가안보정책 싱크탱크 평화재단의 이사장이다이메일주소는 pomnyun@pf.or.kr 이다.